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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lla★'s Blog
:::Starry Night:::

경성 복원 프로젝트 시리즈

: 讀 2010/02/07 22:00 by Capella★
  이 책들도 논문에 관련 있는 듯 하면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 카이스트 전봉관 교수님의 '경성 복원 프로젝트'인『경성기담』,『럭키경성』,『황금광시대』,『경성자살클럽』을 다 읽었다. 따로 따로 포스팅 하려다가 그럼 언제 다 할지 모르고, 생각한 점은 비슷했으니까 묶어서 포스팅 해 본다.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어려운 점은 그 당시의 삶을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책과 사료를 보면서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 발달된 멀티미디어의 힘을 빌어 영상으로 보려 해도 살아보지 못한 세계를 다 알 수는 없다. 비록 같은 땅위에 살고 있지만,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체제가 다른 옛날의 이야기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몰라도 국사에서 가장 알기 힘든 시기는 역시 식민지다. 조선시대는 차라리 사극을 통해 본 이미지라던가,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열심히 외운 지식들이 남아있고, 해방 후에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본 자료들고 지금 사회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식민지 시대에 대해 생각하면 누군가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 우리 글도 말도 쓰지 못 한다는 건 분명히 화나고 한이 맺히는 일이지만, 그 시대상은 여전히 나에게 뿌옇게 남아있다. 하지만 이 책들을 읽으면서 뿌옇던 식민지 시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명확해졌다. 저자가 사료로 사용한 것들은 1920~30년대 신문, 잡지들. 나도 요즘 조금 보고있는데 진짜 신기한 얘기 많다. 시간이 없어서 나랑 관계 없는 내용은 그냥 넘어갔는데, 이 책들 보고나니까 다음에 다시 볼 때 혹시 우연히 관련있는 기사를 보면 읽어보고 싶을 것 같다.

경성 자살 클럽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제목 그대로 자살에 관한 이야기들. 오늘날에도 자살뉴스는 참 놀랍고 충격적인 뉴스이다. 그 때는 없었을 것 같았던 자살 사건이 왜 이렇게 많은지. 자살의 이유와 사정도 다양하다. 국제 삼각관계 때문에 일어난 살인과 자살, 시댁과의 갈등 때문에 선택한 자살, 잘 알려진 윤심덕-김우진의 '현해탄 정사' 미스터리, 이화여전에서 일어난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자살 사건, 동성애 때문에 일어난 자살, 입시 지옥에서 희생된 학생들, 독립을 위한 폭탄 투척 사건. 삼각관계나 남녀사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접어두고라도 그 시대에 대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많았다. 먼저 입시지옥. 학교가 몇 개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초등학교도 시험보고 들어가고, 그것도 떨어지면 또 보고 또 보고, 그러다 나이 제한에 걸려서 못 들어가고 정말 입시지옥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단 따돌림. 기숙사에서 돈이 없어져서 관리하던 여학생이 의심받아 결국 자살하는 내용인데, 그 땐 없었을 것만 같았던 집단 따돌림이 존재해서 놀랐다. 소위 말하는 신여성의 결혼생활에 대한 내용들도 흥미로웠는데, 시어머니는 여전히 구여성이니까 또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가정의 여성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으니까 비록 신학문을 배우고 연애를 해 배우자를 택해도 피할 수 없었던 고부간의 갈등과 사회와 가정 사이에서 힘들었던 모습은 왠지 슬펐다. 결국은 그 시대도 사람들이 사는 시대였고,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던 것에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성기담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이 책은 부제 그대로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이다.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살인 사건, 2부에서는 스캔들을 다룬다. 살인 사건은 처참했다. 하지만 더 슬픈 건, 식민지 시대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던 일들이었다. 최고의 치안이라고 믿었던 경성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일본 경찰을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사람들은 모두 잡아들이고, 일본 순사가 살해당하자 붙잡힌 조선 청년들은 항변도 못 한채 추궁받는다. 조선인 하녀는 일본인 여주인에게 살해당했지만, 그 여주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답답한 시대에 사람들을 홀린 사이비종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2부의 스캔들은 식민지의 서러움은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유명한 사람들의 스캔들을 다뤘다. 33인 중 한 사람이었던 중앙보육학교 박희도 교장의 요즘으로 치면 성추행사건 (키스 내기 화투라니 이게 대체 뭐야!. 순종의 장인의 부채 수난기, 유산을 둘러싼 음모와 암투, 음악가 안기영의 애정 도피 행각, '신여성 선두 주자' 박인덕의 이혼 등 이다. 이 인물들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사생활,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리고 우리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공적인 행적도 중요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사람이었다는 것, 사생활이 있었다는 것에 오히려 친밀하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이게 저자가 바랬던, '사람'이 있는 인문학이 아니었을까.

럭키경성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이번엔 '돈'이야기 이다. 투기와 부자들의 이야기. 1부에서는 투기 소동을, 2부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3부에서는 별난 부자들의 야이기를 다뤘다. 투기는 부동산 투기, 미두와 주식 투기이다. 부동산 투기는 정말 요즘과 비슷하다 마치 요즘에 다음 개발지가 어디일지 미리 잘 예측하고 사 두면 떼 부자가 되듯, 국제철도 종단항이 된 나진를 미리 사 두었다 엄청난 부자가 되기도 하고, 유력한 후보지였던 청진에 땅을 사두었다가 거지가 된 사람도 있었다. 한 달만에 무려 1000배가 뛰었다는데, 놀랍다. 미두는 요즘엔 없는 거라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쌀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주식처럼 이용하는 것 같았다. 미두왕 반복창은 미두로 떼부자가 되었다, 결국 망했다. 주식시장도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미두와 주식에 투자하고 웃고 울었다. 재미있는 것은 '합백'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주식과 미두에서 잃은 사람들이 주식시장 앞에 모여 오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쌀값이 오를지 내릴지 내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내기를 모아 다시 주식과 미두에 투자하기도 하고 ...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2, 3부에 나온 부자들. 돈 개념이 정확히 얼만지 서지지 않아서 규모는 파악하지 못 하겠지만 정말 엄청난 부자들이 조선에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부자들이 있었다. 학교를 짓고, 사회사업을 하고 착한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름도 없었지만, 착한일을 많이해서 '백 선행'이라 불린 평양의 백 과부 이야기는 왠지 눈물이 났다.

황금광시대 - 6점
전봉관 지음/살림

  사실은 이 책 보려고 찾아보다 보니까 일이 이렇게 커졌다. 캘리포니아에서만 있었을 것 같았던 골드러쉬. 그 골드러쉬가 한반도에도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을까? 1930년대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황금광시대'였다.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몇몇 예를 든 문학작품(김유정의 '금따는 콩밭'이나 채만식의 작품)에서 금 이야기를 본 것 같았다. 하지만 그냥 별 생각없이 지나갔는데, 그 소설들의 배경에는 전국을 금광에 열광하게 만든 골드러쉬가 있었다. 지식인이고 농민이고 할 것 없이 모두가 금을 찾아 떠나고, 투기가 일어나고, 보물선을 찾는 일들. 식민지 조선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저자는 현상을 밝히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이러한 현상이 나오게 된 원인은 당시 세계 경제와 일본 경제 등 주변 상황을 정리하고, 이러한 골드러쉬가 시작된 것은 일본의 정책 때문이었다고 정리한다. 그리고 미스테리들, 대체 이 금들은 어디로 갔는지, 아직도 한국에 금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본다. '자의 말처럼 언제고 황금에 미치지 않은 시절이 있었더냐' 싶지만, 이 책을 통해 본 1930년대는 정말 '황금광시대'였다.

  네 권의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경성의 모습들이 머리속에서 퍼즐조각처럼 맞춰져 경성에 대해 조금은 알것같은 기분이 든다. 책들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었다. 연애사건이 빠지지 않고, 돈에 열광하고, 사생활이 있고, 소문이 있고, 지금의 우리네 삶이랑 참 비슷했다. 하지만 식민지 지배하에 있다는 것은 여전히 슬픈 시대상이다. 어느 책에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조선인 부자들이 탄생하고 돈에 열광하게 된 것은 사회적으로 출세할 수 있는 길이 오직 돈 뿐인 시대였기 때문이라고 하는 저자의 말에 동감했다. 이 시대는 한반도가 처음으로 맛 본 자본주의 시대였다. 돈이 오직 출세의 길이었다. 주식과 미두에 열광하고 황금을 찾아 떠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는지도 모른다. 사건이 생기면 제일 먼저 의심받고 조사받아야 하는 조선인들, 살 길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다 사건에 휘말리던 사람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기 힘들었던 그 시대의 슬픈 시대상이다. 비록 각 책당 별은 세개씩이지만 합치면 무려 12개. 1920~30년대 경성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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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친절한민수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분다 같은 분이네요...
    카이스트 교수님하면 과학만 잘하실거 같은데 이런 역사적인 것까지..
    저는 4번쨰 책이 재밌을거 같네요

    2010/02/08 12:00
    • BlogIcon Cape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한 분이 쓰신 걸 그냥 몰아서 다 읽었었어요~ 이분은 국문학과 출신이시고요 카이스트에 인문과학부가 있어서 거기 교수님이세요~ 4번째 책 재미있어요~ 한국이 자원국으로 평가받는 과거가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2010/02/13 14:01
  2. BlogIcon 혜아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성기담은 심심풀이로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전 가십거리 쯤으로 치부하고 읽은거라. 생각하면서 읽을 걸 그랬어요. 전 이상하게 근현대사 그러니까 해방 후부터 60년대 70년대까지의 인상이 흐려요. 오히려 식민지 시대는 문학이며 온갖 운동들이 펼쳐졌던 시대인데다가 새로운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슬픈 시대이기는 하지만 격동했던 시기이니만큼 재미있는 사건들도 많고 색다른 모습들도 많고요. 근현대사 쪽은 저에겐 큰 산이예요.

    2010/02/08 12:17
    • BlogIcon Cape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시 올리신것 봤어요~ 근현대사는 사실 저에게도 산이예요 -_- 지난학기에 수업듣는데 진짜 너무 괴로웠어요 ㅠ.ㅠ 그 다음에 조금 알것같은 느낌?? 아웅 국사공부는 정말 학교다닐때 제대로 해야하는것 같아요. 관심을 가지면 또 알수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소수에 그치잖아요. 그래서 전 이과도 국사시험봐야된다고 생각해요. 시험을 안보면 공부를 안하니 - 개인적으로 재밌기도 했고요~ 요기 나온 다른 책들도 재미있어요. 경성기담 재미있게 보셨으니 다른 것도 좋아하실 듯 - 개인적으로 '경성 자살 클럽'을 추천해드리고 싶은데, 이것도 심한 가십거리들이라서 말이죠 하하하 ;; 아무튼 백년전 이땅에 우리와 비슷한 일상사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는게 참 신기해요 역시 역사는 돌고도나봐요

      2010/02/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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