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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2 박물관에 관한 책 몇 권 (8)

박물관에 관한 책 몇 권

: 讀 2010/02/02 20:00 by Capella★
   요즘 하루에 '박물관'이란 단어를 몇 백개는 보는 것 같다. 지금까지 읽은 여러 박물관 관련 책들 중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 몇 권 정리해 봤다. 몇 달 전부터 읽고 포스팅한다고 도서관에 안 갔다주고 쌓아놨다가 반납기간이 임박해서야 이제야 포스팅. 아, 역시 읽은 책, 본 영화등은 제때 포스팅 해야 그 기억과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 하지만 좀 지나면 그 기억과 느낌도 숙성되서 좋은것만 남아서 중요한 내용만 전달할 수 있다는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박물관의 탄생 - 6점
전진성 지음/살림

  '살림지식총서'에서 나온 책들은 옛날부터 즐겨봤는데, 얇고 가볍고 진지하지만 부담없는 내용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탄생'도 그러한 책 중에 하나. 박물관에 대해 하나도 모를 때, 처음으로 읽기에 딱 좋았다. 박물관이라는 뜻의 영어 'museum'의 어원은 muse의 전당이라는 그리스어 'mouseion'. 어쩌면 처음부터 박물관은 신의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영역으로 내려오면서 역사속에서 특권과 상징의 힘이 되었다. 누구나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은 17세기 이후. 그리고 19세기 이후가 되서야 국민교육을 위한 박물관들이 생겨났다. 저자는 현대의 박물관은 근대적 규범과 미적 취향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훌륭한 박물관은 큐레이터에 의해 부여된 의미를 공개하고 관람객들을 의미의 창조과정에 동참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알고있는 박물관, 사실은 근대성이라던가, 미학이라던가, 이데올로기라던가 여러가지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 - 6점
이보아 지음/민연

  대영박물관에 갔을 때 놀랐던 것은 그 규모보다 그 안에 있는 전시품때문이었다. 대체 어디가 '영국의' 박물관이라는 것일까. 그리스에서 떼어온 '엘렌 마블', 이집트의 미라들, 프랑스와 자기네가 서로 소장하겠다고 주장하는 '로제타 스톤'. 대영박물관에 가서 꼭 봐야 한다고 회자되는 것들 중에 영국의 것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들은 제국주의의 산물들이었다. 지난 학기에 국사학과에서 한일회담에 관련된 수업을 들었을 때, 문화재협정 부문이 흥미로워 그 주제로 기말페이퍼를 썼다. 그 때 내 머리속에 있었던건 이국의 땅에서 구경거리로 전락한 대영박물관의 전시품들의 모습이었다. 이 책도 페이퍼 쓰면서 읽었던 책인데 문화재의 중요성, 세계적인 문화재 약탈과 반환의 문제, 우리나라의 사례, 법정까지 간 사건들에 대해 정리되어 있었다. 이 책 읽고 문화재 관련 책 더 읽고 다시 보니 훨씬 더 전문적이고 잘 정리된 책들이 많이 있었지만, 문화재 반환문제를 처음 접근하기에는 이 책이 좋았다. 사례도 많고, 그림도 많고. 문화재를 약탈해간 나라들은 문화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들이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며 문화적 '국제주의'를 주장하고, 약탈당한 나라들은 문화재는 원산국에 있을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고 문화 '민족주의'를 주장한다. 하지만 문화재를 소유한 나라들이 대부분 강국이고, 국제법적인 근거나 협의도 없어 반환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아주 가끔 돌려주기로 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며 '반환'이냐 '장기대여'냐를 두고 갈등한다. 분명 우리 선조들이 만든 우리의 것인데 제자리로 돌아오기가 참 힘들다. 이럴때 필요한건 모두의 관심이다.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를 보면서 이 책에서 보았던 '문화재 약탈과 반환의 역사'를 떠올려 보았다.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성공적인 반환사례를 만드는 것, 이번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6점
성혜영 지음/휴머니스트
 
  박물관에 가서 대화해본 사람이 있을까. 같이 간 사람 말고, 큐레이터 말고 오브제들과 혹은 자기 자신과 말이다. 이 책을 읽고있으면 가보지도 않은 박물관들과 대화하는 기분이다. 저자는 세계 여러곳의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에 들러 그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기라고 하기도 모호하고, 박물관 전공서라고 하기에도 모호했지만 '세상에 이렇게 많고 다양한 박물관이 있구나'라고 알고, '박물관을 관람하는 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가보고 싶은 박물관들이 많아졌는데, 특히 일상과 가까운 박물관들이다. 박물관이라고 해서 몇 천년 이어온 유적이나 수만달러를 호가하는 미술품들이 전시대되어야 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 소개된 지역주민들이 앞장서서 세운 프랑스의 에코뮤지엄, 산업화로 인해 삭막해진 도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영국의 '크리오든 클락 타워', 이민의 역사를 전시한 미국의 '산타바바라 성과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사 박물관'이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저자가 권하는 '박물관에 가는 백 가지 방법'. 한 줄로 말하면 '박물관을 믿지 마라'인데 작품이나 유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지 않고, 팜플렛이나 도록을 미리 사지 않으며, 정해 놓은 동선을 따르지 않고, 남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고, 제한 시간과 방문 횟수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런 제약없이 온전히 박물관과 나와의 시간으로만 만들라는 이야기이다. 음, 글쎄 어느정도 설명을 읽을 필요는 있는것 같은데 그 설명의 틀에 갇혀서 자신의 생각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 어느정도 무시하고 박물관과 대화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다음에 박물관에 가면 써먹어봐야지.


  이번엔 식물원 이야기. 1주는 유럽의 식물원들, 2부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그렇다도 역사책도 아니다. 식물원, 혹은 자연사를 통해 본 문명의 역사라고 할까. 유럽의 자연사박물관들이 어떻게 자연을 전시하게 되었는지, 일본에 서구의 박물학이 들어오는 과정에 대해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서양과 동양, 자연과 인공물, 예술과 과학에 대해 통찰력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사실 매 장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전체적인 흐름은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다 읽고나니 저자의 의도를 조금을 알겠다. 식물학, 자연사, 그리고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유럽을 만들었는지, 아직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우리나라는 어쩌면 처음부터 자연사에 대한 인식이 서구나 일본과 달라 그렇게 된건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여담인데 자연사이야기 하면 식물의 분류 이런것 필요하니까 식물도감같은데 그림을 그리는데, 이 책 곳곳에 수록된 옛날의 식물도감 - 꽃 그림들이 참 예쁘다. 여행가면 남들 가는곳 나도 가느냐 정신없는데, 다음에 런던에 가면 큐식물원, 파리에가면 파리식물원 나가사키에 가면 데지마에 가봐야겠다.

러시아 박물관 - 4점
이춘근 지음/민속원

  러시아는 나에게 왠지 로망의 나라랄까. 이 책도 박물관학 있는 서고에서 보이길래 골랐다. 내가 원하는 내용은 러시아의 여러 박물관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러시아의 박물관법이나 운영, 제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사실 별 도움은 안되었다. 그래도 러시아 박물관에 관련된, 더 나아가 박물관에 관련된 법과 제도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책. 러시아엔 참 신기한 박물관이 많았다. 박물관은 그 사회와 문화를 반영한 것이니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서양과 또 다른것 같다. 이래서 러시아는 로망의 나라. 책 내내 러시아 박물관의 모습들이 구석에 사진으로 나오는데 참 다양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있어서 놀랐다. 건축양식이 특이해서 그런지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역시 에르미타쥬 박물관이지만 고생물학박물관, 인종지학박물관도 가보고 싶다.

  이 리뷰를 씀으로써 드디어 내 책상에 세 달정도 쌓여있던 박물관 관련 책들을 반납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접근했는데, 이젠 알면 알수록 어려운 박물관. 그래도 책으로만 보면 또 모르는 부분도 있고 그렇다. 그럴땐 마음으로 느껴봐야 되는데. 다음에 꼭 시간내서 가까운 박물관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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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필그레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빌려 읽을땐 뭔가 의무감도 생겨 빠르게 읽어넘기는 장점도 있는것같아요.^^;호호.ㅋㅋ

    2010/02/03 13:18
  2. BlogIcon 딸기뿡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물관 관련, 흥미로워 보이는 책을 두루 섭렵하셨구나. 감흥이 덜 남아 있다고 하는데, 어우 읽어보니 생생하구만..... 나역시 니가 쓴 것 중에 가장 눈에 쏙 들어오는 건 "박물관을 믿지 마라"의 그 요약편. 나도 박물관 가면 한번 활용해봐야겠다. 사실 팸플릿 보고 안의 설명 다 보고.... 정해진 동선대로 안 돌아보면 큰일날 것처럼 굴잖아. 아 틀에 박히지 말고 마음껏 나만의 대화방식으로 박물관과 이야기해보라 이 말이지? ok. 접수!

    2010/02/03 22:37
    • BlogIcon Cape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런가요 ㅎㅎ 활용해보세요 한번 특히 요즘 미술관도 좀 그렇잖아요. 인상파란 이래야된다 라는 식의 구성!! 뭔가 가르치려는 시도!! 그래서 진짜 마음으로 그림을 즐기고 이런일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일탈적으로 감상하는 행위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

      2010/02/06 08:57
  3. BlogIcon 혜아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림지식총서! 저도 무지 좋아하는 시리즈예요. 살림이랑 책세상에서 나오는 우리시대 시리즈도 좋더라고요. 총서가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계속 출간되는 책들은 참 좋아요. 박물관학에 대해서 이름만 들어봤는데,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매력적이예요. 박물관이라는 장소 자체도 그러하고요. 두번째 책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대영박물관이나 서양의 유명 박물관들을 보면 참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씁쓸~

    2010/02/05 10:36
    • BlogIcon Capella★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살림지식총서 좋아해요. 우리시대 시리즈는 못봤네요 한번 볼께요. 맞아요 총서가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좀 다른 분야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려면 총서만큼 좋은게 없는것 같아요. 간닫히 읽기 쉽고 그림도 많고 재미도 있고~~ 박물관학 영어로는 museology예요 뭔가 신기하지 않나요 ㅎㅎ 그죠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이나 참 씁슬해요 읽어보니까 독일도 점령국것 싹 쓸어가려고 박물관 계획 하고 있었고, 세계대전 끝난 다음에 그 모아논걸 러시아가 가져와서 에르미타쥬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 에휴 - 끝나지 않은 분쟁이지요 ㅠ

      2010/02/06 08:56
  4. BlogIcon 모리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섭렵하셧나요?? 대단하시다....ㅎㅎㄷㄷ

    2010/02/08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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